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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움이 부르는 고마움

기사승인 2018.12.20  10: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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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산간디학교의 겨울 방학식

방학식 포옹.

“미안한 사람들이 참 많지만 특히 같이 기숙사를 썼던 00언니에게 너무 미안하고 참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00샘. 제 이야기 다 받아주느라 고생많으셨어요. 미안해요. 사랑해요.”
“우리 반 아이들에게 힘내라고 너희들이 참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오늘은 방학하는 날. 한 학기를 돌아보며 서로에게 속에 담아둔 말들을 이어가는 중이다. 감사와 사과 그리고 칭찬의 시간. 서로에게 하는 고백을 듣고 있자니 가슴이 뭉클하다. 손을 들고 말하는 학생들과 교사들의 얼굴위로 지난 한 학기와 1년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올 한해가 우리에게는 함께 돌맹이 수프를 만드는 1년이 아니었을까

동화 ‘돌맹이 수프’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조금씩 변형된 스토리로 회자되는 이야기다. 지나가는 나그네가 돌맹이로 수프를 끓일 수 있다고 하자 마을사람들이 모여들고, 나그네의 이야기에 (굳게 닫혔던) 마음을 조금씩 열고 자신들이 가진 재료들을 하나둘씩 모아 다 함께 수프를 나누어 먹는다는 즐거운 이야기이다. 돌아보면 올 한해, 우리들도 함께 돌맹이 수프를 만들었다. 서로를 위해 정성을 보태려는 마음들이 모여, 함께 의지하고 걸어온 1년이다.

축제무대.

올해도 힘들고 어려운 여건들은 여전했지만 (이상하게도 돈과 시간과 사람은 늘 부족하다) 무성하게 피어난 잡초(문제점)보다, 한송이 꽃(가능성)에 의미를 더 부여하니, 서로를 격려하게 되었다. 자신을 낮추고, 굳게 지키던 옳고 그름의 언덕을 허물며,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왔다. 내가 먼저 부족함을 고백하고 서로에게 도와 달라 손 내밀며 함께 하려 노력했다. 기여는 기여를 낳았고 감사는 감사로 이어졌다. 자신의 보따리(욕구, 정체성)를 움켜쥐고 빼앗기지 않으려고 버티기 보다, 서로 한줌씩이라도 더 보태려는 마음으로 바뀌어 간 것이다. 그렇게 모두에게 안전한 ‘공간’이 서로의 내면에 만들어졌다. 치유도 성장도 이 ‘공간’에서 함께 만들어진다. 성장의 과정에서 받은 감동은 다시 각자 서로에게 더 헌신하게 만든다. 이렇게 우리는 모두 함께 성장의 스토리를 일구어왔다.

축제 캠프파이어.

어려운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 우리는 서로에게 배우려는 마음을 놓아버리기가 참 쉽다. 그랬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인생에서 가져온 보따리들을 움켜쥐고, 서로를 고치려 애썼다. 나의 헌신적인 호소에도 굴하지 않는 상대방의 태도에 상처받기도 했다.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런 걸까. 하지만 우리는 각자 가진 인식의 틀안에서 갇혀 사는게 아닐까. 마음이 만들어내는 환상에 걸려버리면, 상대방의 진실된 의도를 보기가 쉽지 않다. 사실은, 누구도 실패하려고 하는 사람은 없다.

서로 함께 꼭 껴안으며, 방학식을 마무리한다. 깊은 포옹과 함께 건네는 따뜻한 눈빛이 서로에게 많은 힘이 된다. 존재의 깊은 심연에서 우리는 다함께 친구가 된다. 당신의 존재를 응원한다. 우리 모두는 예술이다. 존재 그 자체가 목적이다.

글/사진 금산신문 전문위원 유준혁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저작권자 © 금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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