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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달리 사람들 6

기사승인 2019.09.18  15: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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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릴 때

장종안
남일 우체국장


땔나무 하러 올라 다닐 땐
마른 나무만 보이더니
나이 먹어
세월을 보고자 올라보니
모두 다 보이는 구나
저 멀리
가물가물하게 흘러가는
내 어릴 적
먹고살고 등 따습게 해주던
마른나무 부러지는 소리까지
다 보이는 구나
내 어릴 때
눈 오면 올라올 땐
토끼 발자국 만 소리만 들리더니
나이 들어
세상을 보고자 올라보니
모두 다 들리는 구나
아득히 멀어져 갔던
그 옛날에
무자치 고개에 뿌렸던
한만은 사람들의 신음소리가
성봉에
세월을 갖고
올라가니
세월 흐르는 아픈 소리 듣지 말라고
성봉 지신이 품어내는 차가운 입김이
계곡을 돌아 돌아
하늘로 가는 구나」

성봉과 십이폭포 골짜기는 그랬다.

우리 할아버지가 빨치산에 끌려 달밤에 짐 지고 오던 곳 한참을 기다리다 눈치 봐서 도망오던 그런 곳이었다.

“아니 국장님 언제 그런 글을 다 쓰셨어요 참으로 대단하시네 우린 죽었다 깨어나도 글을 쓸 수가 없으니 부럽기만 합니다 국장님”

“뭐 부러울 것까지야 있겠습니까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이 그것이니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개발하는 것이지요”

“그래요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개발하여 나가는 것이 우리들이지요 우리가 열심히 깻잎을 따서 생활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산을 하면서 조심조심 하라고 당부를 하면서 천천히 하산을 하였다.

내려오면서 보니 니은자로 구부러져 생긴 괴기한 나무들이 있었는데 왜 그렇게 자랐는지를 모르겠다.

하기야 하늘이 하는 일을 어찌 이 미천한 인간들이 알 수 있겠는 가만은.

십이폭포쯤 내려오는데 아내가 그대로 주저앉고 만다.

“엇 조심해요”

말과 동시에 붙잡아 일으켰다.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저작권자 © 금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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