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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비가 되는 방법

기사승인 2020.01.15  16: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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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알아가는 대화의 시간.

“어떻게 하면 애벌레로 하여금 스스로 나비가 된다는 것을 믿게 할 수 있을까”

 ‘꽃들에게 희망을’(저자 트리나폴리스)에서 배운 질문을 두고, 30여명의 어른들이 둘러앉아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다. 이 질문에 대한 토론에는 ‘촉진자’들이 가지는 고민이 오롯이 담기곤 한다. 많은 학습자들이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지 못한 채 자기 비하와 열등감에 괴로워한다. 그들이 어떻게 하면 자기안의 창조적 자아를 발견하고, 즐겁게 몰입하여, 자신만의 탁월함을 키워가도록 도울 것인가. 또한 이 질문에 대한 토론에는 학습자로서의 자기 고민도 함께 담기기 마련이다. 자신도 스스로를 애벌레일 뿐이라고 생각하는지, 곧 나비로 변할거라고 생각하는지, 이미 나비나 다름없다고 믿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변화과정을 성찰하며 생각에 잠기게 되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는 어떤 생각이 올라오는가

행복한 부모의 삶이란.

오늘은 신입생 학부모 연수가 있는 날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새내기 학부모님들이 모여서, 부모의 모습에 대해 성찰하고 함께 배운다. 간디학교에는 어른들도 ‘입학’을 한다. 정답이 없는 길, 벗들과 묻고 답하며 배워가는 길을 함께 시작한다. 애벌레와 나비에 관한 이야기 공장인 간디학교 속으로 함께 걸어들어간다.

자신과 서로를 대하는 방법이 곧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이 되곤 한다. 그래서일까 이번연수에도 교사와 부모들이 경험한 ‘내면의 대화’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학교 안밖에서 일어난 이야기들, 부모로서의 삶, 교육과정, 학교의 지향, 교사-학생 사이의 관계, 졸업생과 지역사회 등 다양한 내용이 다루어졌다. 무엇보다 따뜻한 환대의 자리가 정겹다. 환대가 또다른 환대를 낳는 법이다. 새내기 학부모를 맞이하는 교사와 선배 학부모들의 정성이 만들어낸 환영의 자리가 따뜻하다.

서로의 의견을 돌아보는 중.

부모님들이 각자 들려주는 간디학교와 얽힌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가슴이 뜨거워질때가 많다. 확실히 이 학교에는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자발적으로 마음을 다해 헌신하게 만드는 힘, 그것은 무엇이며 어디서 오는걸까. 그래서일까. 간디학교는 조명을 어디로 비추는가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보인다. 학생에 초점을 맞추면 온전히 학생들이 주도해서 만들어가는 배움터처럼 보인다. 교사에 초점을 맞추면 완벽한 교사공화국이다. 부모에게 초점을 맞추면 부모들이 열정을 모아 세워온 부모님들의 학교다. 각자의 가슴속에는 모두 ‘내가 주인’인 학교인 것이다. 서로의 열정을 듣고 있노라면, 겨울밤이 짧다. 학교의 가치와 지향을 드러내는 이야기 보따리가 한가득이다. 이렇게 행복한 토요일 밤이 지나간다.

우리는 큰 나무를 보면 사진을 찍으며 그 우람함에 감탄하곤 한다. 하지만 나무의 성장에 협력한 햇빛,흙,비바람 등에는 미처 관심을 기울이지 못할때가 많다. 훌륭한 학교에는 탁월한 교사나 프로그램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밑바탕에, 구성원의 마음이 모여 만드는 ‘집단지성’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아름다운 나비를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 애벌레들의 학교가 아니라, 다함께 ‘조금씩 나비가 되어가는’ 학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슬프거나 괴로울 때도 서로 함께 배우려 하며, 의지할 수 있는 ‘협업의 공동체’가 서로의 마음속에 건설되어가는 것, 그것이 훌륭한 학교의 숨은 요건이 아닐까.

‘니 아빠가 나비다’ 자신을 믿지 못하는 애벌레에게 들려주고 싶다며 아버님 한분이 재미있는 답변을 주셨다. 한참을 웃다 생각해본다. 그렇다 아이들에게만 바랄 것인가. 그들이 나비가 되기를, 나비라고 믿기를 기다리면서, 우리도 나비가 되어보고. 나비라고 믿어보자. ‘함께 나비가 되어가기’ 올해 새해 소원으로 삼아 다이어리에 적어본다. 올해 대보름 행사 때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 함께 나비가 되는 학교가 되게 해달라고 두손 모아 기도해야 겠다.

더 욕심이 난다. 함께 나비가 되어가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 간디학교에서만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가 함께 마음을 다해 성장할 수 있는 배움터를 만들고 늘려가자. 함께 손잡고 우리 모두 나비가 되어가자.

“어떻게 하면 애벌레로 하여금 스스로 나비가 된다는 것을 믿게 할 수 있을까”

/금산신문 전문위원 유준혁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저작권자 © 금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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