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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공감] 주권자의 절규(絶叫)

기사승인 2020.02.06  10: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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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 전, 1968년 당시 동양방송(TBC TV)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일주일마다 만화영화가 방영되었다. 바로 『황금박쥐』이다. “어디~ 어디~ 어디에서 날아 왔느냐~  황금박쥐~” 이 노래구절이 아직도 필자의 귓전에 맴돈다.

전영주
놀뫼신문 발행인

갑자기 만화영화 주제가를 이야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선거철만 되면 어디서 나타나는지 황금박쥐처럼 등장하는 정치꾼들 때문이다. 동네 커피숍에서 도장 10번 받으면 커피 한잔을 더 주듯이, 선거 때마다 자리 가리지 않고 출마해 출석 도장 몇 번 받으면 아마도 감투자리 하나 생기는 모양새다.

옛말에 “술 담배보다 더 끊기 힘든 것이 도박이고, 도박보다 더 끊기 힘든 것이 마약”이라고 했다. 그런데 마약보다도 더 힘든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정치’라고 한다. 정치는 끊기도 힘들지만, 잘못 발을 들이면 사돈의 팔촌까지 패가망신하는 수난의 직업이다. 그런데도 한 끗발 잡아보려는 불나비들이 선거철만 되면 아우성이다.

자치(自治)와 통치(統治)는 정치 방식의 극한적인 형태로서 순수한 자치와 통치는 이념 영역에만 머무는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학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그것을 증명이나 하듯이 현실의 정치에서는, 자치의 개념에서 출발한 국민의 대표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가 되면, 정책을 결정하고 국민을 통제하는 형태가 극한의 통치의 개념으로 변질되고 있다.

주권자를 통치(統治)하려는 국회의원

이러한 아이러니(irony)한 현실이 우리 지역 논산·계룡·금산에서 20년간 진행되고 있다. 논계금은 지난 20년간 이인제 전 국회의원이 16년, 현 김종민 국회의원이 4년째 국회의원 직을 맡고 있다. 그 기간 동안 두 국회의원은 ‘시민과 함께’라는 개념 보다는 ‘시민을 통치’한다는 개념이 더욱 강했다. 이는 시민 속으로 들어와 시민과 함께 부딪치며 ‘삶을 공유’하기보다는, 정책을 결정하고 그 정책을 시민에게 가르치는 여의도 국회의원일 뿐이었다.

두 전·현직 국회의원의 공통점이 있다.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과 능력 면에서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는 점이다. 우선 대한민국 최고 학부인 서울대학교를 졸업하였으니 지식적 두뇌만큼 대한민국 상위 1%이다. 특히 이인제 전 의원은 판사, 노동부 장관, 경기도지사외에도 6선의 국회의원을 지냈다. 여기에 대권에 무려 4번이나 도전하였으니, 그의 관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2017년 1월, 이인제 전 의원은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 기자회견에서 본인이 대통령이 되면 “6개월 안에 분권형 대통령으로 헌법을 개정하고,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여 2020년 3월 대선, 4월 총선을 치러 우리나라 정치를 정상 궤도에 진입시키겠다”고 말했다. 지금 와서 보면 가장 합리적인 정치일정을 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시민들이 2016년 20대 총선에서 ‘김종민’을 선택하였다. 김종민 의원이 이인제 전 의원보다 더 똑똑해서 뽑은 것이 아니다. 이인제 전 의원만은 못하지만 김종민 의원도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충남 부지사 등의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라 선택한 것도 아니었다. 6·25전쟁 이후 국민소득 50불 시대에서 굶주린 허리띠를 졸라매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평생 업보로 여기며 3만불 시대를 일궈낸 논·계·금 시민들이, 이제는 개혁(改革)이라는 대의 명분 아래 세대교체를 감행한 것이다. 통치적 이념보다는 ‘시민과 더불어서 함께’라는 자치의 명분을 찾은 것이다. 김종민 의원과 새로운 민주주의를 펼치고 싶었던 것이다.

김종민 의원은 그러한 지역민들의 큰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의 가장 큰 착각은, “시민들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다. 그는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보고 싶은 곳만 보고 나서 이를 ‘민심(民心)’이라고 우기니 실망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날개 없이 추락하는 민생과 어깨가 축 처진 시민들이 정상배(政商輩) 눈에는 보일 리가 없다. 명패만 남은 한심한 보수와 도덕이 고갈된 진보의 진흙탕 싸움은 이제 진절머리가 난다.

“우리안으로 들어오라! 우리 밖에서 지배하고 통치하려 하지 말고, 우리와 함께 하자! 민심을 잡으려 하지 말고, 민심을 따르라!” 이제라도 ‘20년 통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주권자들의 절규다.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저작권자 © 금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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