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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교육, 새로운 학습자

기사승인 2020.05.07  13: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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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안학교와 온라인 교류중.

오늘도 내 삶은 대면과 비대면을 오가며 펼쳐진다. 좋은 질문과 대화가 소중함을 새삼 느낀다. 코로나 시대에도, 관계의 상호작용은 중요하다. 게다가 그 (상호작용의) 모습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비슷한 데가 많다. 사람의 마음은 시공간을 구분하지 않고 비슷하게 펼쳐지는 모양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배우기’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제공은 코로나 시대가 주는 새로운 선물임이 분명하다.

모든 배움이 그렇지만, 온라인학습에서도, 학습자가 배움의 주인이다. 컴퓨터 화면안에 촘촘히 반짝이는 저 눈빛들이 지금 교사의 이야기와 함께하는 것인지, 게임창을 하나 더 열어두고, 틈틈이 딴짓을 하는중인지 하나하나 ‘관리’하기는 어렵다. 탁월한 교사라 할지라도 동시에 접속한 수십명과의 원활한 상호작용을 ‘주도’하기란 쉽지 않다. 배움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새삼 고민하게 된다. ‘(학습자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보다, ‘(학습자 스스로)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더 중요하게 물어야 한다. 배움의 주인은 교사가 아니다.

온라인 교사연수.

우리 사회에서 학습자는 대상화되기 쉬웠다. 특히 청소년 학습자는 일방적인 훈육의 대상이나 수동적인 존재로 묘사되곤 한다. 교육과정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주체가 교사와 정부인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학생이라면 가방 들고 학교에 가서, 주어진 교재와 정해진 진도에 맞춘 가르침에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에게 익숙하기도 했다. 좋은 대학가야 지만 잘 산다는 믿음의 관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코로나가 열어준 새로운 교육의 장면들에서, 새삼, 우리의 고정관념들에 대해 질문하게 된다. 학습자가 굳이 학교에 있지 않아도 배울 수 있다. 학습자가 스스로 배움의 주인으로 참여할 때, 비로소 배움은 시작된다. 다양한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여러 가지 교육활동 기획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 시스템은 정말 이대로 가도 좋은가. 문득 서태지의 교실 이데아가 떠오른다. ‘전국 수백만의 아이들의 머릿속에 모두 똑같은 것만 집어넣고 있어’
 
코로나 사태가 전에 없던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미 시작된 변화를 다 함께 확인한 측면이 크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현장은, 예전과는 다를 것이다. 아니, 예전의 일상이 그대로 유지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교사도 학생도 부모도 모두 변화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배움이란 무엇인가?’라는 도전적인 질문에 진지하고 의미 있는 답변을 하지 못한다면, 교사도, 학교도, 학습자들로부터 ‘조용히’ 외면당할 가능성이 높다. ‘요즘 애들’이 배우려 하지 않았던 건 그 아이들 탓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교육계 전체에, 변화를 위한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초대장을 보낸 것일지도 모른다.

온라인으로 함께 기획한 프로젝트 계획서들.

전국의 뜻있는 교육주체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어 보고 싶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학습자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이 질문은, 읽는 사람에 따라서, 미래 사회와 교육에 대해 묻는 질문으로 읽힐지도 모르겠다. 청소년들과직접 토론회를 열어보아도 좋겠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오갈까?

학습자로 하여금, 배움의 대상이 아니라 주인이 되도록 돕는 곳이 학교가 되길 바란다. 적어도 그런 모색이 지금보다 더 많아지길 바란다. 학습자가 자발적으로 배움의 주인이 될 때, 진짜 배움이 시작 되고, 비로소 스승이 출현한다. 학습자가 나에게 필요한 배움이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 충분히 고민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교사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그 탐구의 과정을 들어주고, 다른 자원들과 연결을 지원하는 역할이라고 받아들여져야 한다,

배우는 법을 배울 수 있는 학교가 늘어나길 바란다. 다양한 교육모델에 대한 상상력이 많아지길 바란다. 시골학교와 도시 학교간 자매결연을 맺어, 서로 학생을 교환하고, 교류하여, 전인적인 성장과 배움의 도전을 꾀해보면 어떨까? 학교 담장 밖에 있는 진짜 현실을 교실로 삼는 현장간 네트워크 기반 학교는 어떨까? 홈스쿨링을 본격적으로 지원하는 온오프라인 연계 교육시스템도 생각해볼만하다.

교사와 학생은 변화의 대상이 아니라 주인이 되어야 마땅하다, 아래에서부터, 지금 여기에서부터 변화를 만들어가면 어떨까. 바햐흐로 크리에이터와 혁신가의 시대다. 학습자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학교안밖의 새로운 시도가 더 많이 생겨나면 좋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 변화를 위한 초대장이 도착했다. 당신은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금산신문 전문위원 유준혁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저작권자 © 금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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