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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의 달팽이 여행...다섯 번째 이야기

기사승인 2020.07.15  14: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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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 가는 길이 녹녹치 않구나!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버스를 기다린다. 피곤하다. 우리를 부르러 온다고 했는데 아무도 부르러 오지 않아 바깥으로 나가 두리번거리다가 교차로 근처에 있는 버스에 다가가서 물어보니 라오스 남부 도시 팍세 가는 버스다. 만일 물어보지 않았다면 우리는 미아 신세가 됐을 수도 있었겠다. 차를 타면서 우리의 여정이 얼마나 될지는 전혀 예상을 못했다. 차를 몇 번이나 갈아 타야 할지 그리고 에어컨 없는 봉고차에 짐짝처럼 구겨진 신세가 될지도 예상을 못했다. 오로지 예상했던 건 캄퐁창까지 가서 프놈펜에서 올라오는 국제버스를 타고 팍세까지 가면 끝이었다. 캄퐁창 못 미쳐서 내린 낯선 곳에서 식사를 하고 나서 봉고차 기사가 다가오더니 봉고차에 타라고 한다. 두 군데로 나눴는데 5명이 탈 수 있는 자리가 없어서 담당자는 열심히 전화를 한다. 그나마 나는 편안한 자리에 앉았지만 뒤늦게 올라탄 중년의 호주 아저씨는 등받이도 없는 자리에 앉아 목적지까지 버티고 앉아 있어야했다. 에어컨은 거의 살랑거리는 수준. 그리고 봉고차 기사는 영어를 못한다. 옆자리에 앉은 일본사람은 처음 자리에 앉을 때 내게 ‘니혼진’하고 묻더니 봉고차가 멈출 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구렛나루 때문인지 일본사람으로 종종 오해한다) 나중에 알게 된 건 일본사람이 영어가 서툴러서 고슴도치처럼 웅크리고 있었다고 한다. 우리 봉고차에는 일본인 1명 호주사람 1명 나머지는 중국인. 여행은 경계가 없을 줄 알았는데 끼리끼리 논다. 그러나 예외는 있다. 한국인끼리는 피한다.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넘어오는 버스 안에는 한국인 두쌍의 중년 부부가 있었다. 버스를 타면서 아는 척을 못해서 출입국 사무소에서 말을 걸었다. 반응은 짧은 대답이 끝. 혹시나 하고 말을 걸었는데 워낙 한국인들끼리 치고받고 속인다는 말을 들어서 그런가? 같은 극성을 가진 것처럼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마음의 간격이 슬프다. 외국에 가면 한국인을 더 조심하라는 경고를 자주 듣게 된다.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같은 민족을 등쳐먹는 현실이 씁쓸하다.

라오스 국경까지 가기엔 봉고차가 너무 느렸다. 예정대로라면 캄보디아 국경을 넘어 라오스에 갔어야 하는데 우린 캄보디아 이름 모를 국경 마을에 주저앉았다. 돈벌이가 되면 공격적으로 관심을 보이지만 뒷마무리는 개운치 않다. 중국인 친구들이 열심히 추궁한 덕분에 다음 날 아침의 운송 수단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9시에 만나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2월 8일 (토)

아침 일찍 일어나 숙소 맞은 편에 있는 시장엘 갔다. 길거리 쌀국수집에서 쌀국수를 먹고 깜짝 놀랐다. 이번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쌀국수다. 여행 기간 내내 주식은 쌀국수였다. 쌀국수 순례여행이라해도 무방하다. 예정 된 시간 9시에 약속 장소로 가니 책임자는 여전히 우왕좌왕. 다시 실랑이 끝에 국경까지 가는 버스틀 탔다. 국경에 내려 봉고차를 갈아타는 데 2명 초과 되는 바람에 불편한 자세로 가야했다. 덕분에 중국인 일행이 옆에 타게 되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얼마 가지 않아 큰 버스로 갈아 탔다. 마지막 버스는 팍세에서 멈추고 게스트 하우스를 어렵게 찾았다. 다음 날 아침에 가려고 했지만 친절한 게스트 하우스 아저씨가 심야버스를 권유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심야버스를 올라탔다. 심야버스에서 일본인 친구와 중국인 친구를 다시 만났다. 명함을 건네주고 페이스북 친구가 되자고 말하려 했지만 결국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심야버스는 승객들이 누워서 가는 침대버스. 맨 뒷자리는 4명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이다.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데 베트남 여자가 들어오길래 놀라서 어- 했는데 남자 친구가 곧 이어 들어온다. 베트남 연인 한쌍과 한참 수다를 떨었다. 침대버스는 독특했지만 편안하지는 않았다. 도로 사정이 안 좋은 라오스 길에 침대버스라니. 밤새 뒤척였다.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6시.
                                                         2월8(토)-10(월)

/오아시스/piung8@hanmail.net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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