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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숲이 되자

기사승인 2021.08.05  21: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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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자립학교 아랑곳의 새로운시작.

왁자지껄, 청년들의 목소리가 울린다. 이게 얼마만일까. 코로나로 썰렁했던 청년 연구소에 활기가 돈다. 청년 자립학교 아랑곳이 새롭게 시작을 여는 날이다. 금산과 대전에서 각양각색의 청년들이 모였다. 오랜만에 연결된 사람들이 반갑다. 다들 목마름이 많았다. 다함께 지역에서의 삶을 새롭게 조망하게 된 위드(with) 코로나 시대, 과연 오늘의 이 만남은 어떤 새로운 일상으로 연결될까.

‘지구와 지역과 사람에 아랑곳하자’는 모토로 2015년에 시작한 청년 자립학교 아랑곳은, 지역에서 청년 진로를 모색하던, 금산군 청년 네트워크 ‘들락날락’을 배경으로 한다. ‘들락날락’은 처음부터 다양한 만남을 통해 탐색을 시작했다. 네트워크 파티를 통해, 여러 색깔을 가진 청년들과 다각도로 묻고 답했다. 그 결과 도출해낸, 키워드는 배움과 주거 그리고 네트워크. 지역에서 청년들이 살기에 필요한 3가지였다. 이 키워드를 중심으로 ‘들락날락’은 청년 정책의 수혜자가 아니라 제안자로 본격적인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모색의 과정에서 ‘배움’은 청년 자립학교 아랑곳으로, ‘주거’는 금산군 청년 쉐어하우스로, ‘네트워크’는 청년 커뮤니티 사업으로 실현되었고, ‘들락날락’은 청년문화 예술 협동조합으로 한단계 성장하였다.

세상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변화도 빠르다. 세상의 누구도 나의 가려운 부분을 정확히 해결해주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모두가 체인지 메이커로 살아가야 마땅한 세상이 속도감 있게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들락날락’은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체인지 메이커다. 지역의 청년들이 자기 삶의 고민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 사명감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역 변화의 주체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금산간디와 별무리의 만남.

비슷한 시각, 오랜만에 별무리 학교와 금산 간디학교 학생들이 만났다. 2019년 인삼축제 청소년 마당에 함께 한 이후,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한동안 마주치지 못했다. 비록 마스크를 썼지만. 오랜만에 다시 얼굴을 보게 되었다, 간디학교에서, 미얀마 시민들을 위해 마음을 모으자는 미얀마 프로젝트와, 폐마스크를 재활용하는 페이지 프로젝트가 모여 별무리 학교에 찾아간 것이다. 별무리 학교에서도 마침 비슷한 활동을 하던 친구들이 있다, 함께 연대하자며 반갑게 손을 맞잡는다. 서로 연락하며 새롭게 운동을 펼쳐가자고 마음을 모은다. 이렇게 다시 두 학교가 연결된다. 지역의 더 많은 학교들과 함께 하면 좋겠다고 마음을 모은다.

별무리학교에서 발표중인 간디학교 미얀마 프로젝트.

금산 지역 대안교육 협의회(금대협)는 금산 지역의 대안학교들이 함께 하는 단체다. 각 학교 개별의 교육적 실험과 시도에 머무르지 않고, 금산의 교육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운동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탈리아의 레조에밀리에나 이스라엘의 하데라 민주학교와 같이 지역전체가 교육 도시로 발전한 세계적인 사례들은 모두, 이를 오랜기간 실천하고 고민해온 풀뿌리 교육활동가들의 노력이 밑바탕이 되어 이루어졌다. 금산의 미래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위드(with) 코로나 시대, 지역민끼리의 신뢰에 기반한 교류와 활동은 앞으로도 꾸준히 시도될 것이다. 더 나아가 교육 생태계가 살아있는 지역사회만큼, 돌아오는 농촌과 살기좋은 도시 만들기에 적합한 조건이 또 있을까.

별무리학교에서 발표중인 간디학교 폐마스크 재활용 프로젝트.

코로나 팬데믹이 만든 뉴노멀(new nomal)중 대표적인 것이, 마을과 이웃을 기반으로 한 소규모 활동이다. 다들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반경안에서 움직이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비로소, 지역(local)에 주목하게 되었고 이웃과 상호작용으로 살려지는 우리네 삶을 살펴보게 되었다. 코로나와 기후위기의 원인이 된, ‘끝없이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 시대가 저물었다. 물자와 사람의 원거리 이동은 탄소배출을 높이고, 낯선 존재들과 무한경쟁의 삶에 다들 지쳤다. 서로 돌보고살필수 있는 우리 주변의 지역을 새로운 삶의 대안으로 삼아보면 어떨까.

지역 안에는 시민들의 일상 속 의제들과, 소소한 실천들, 그리고 서로의 상호작용이 촘촘한 그물망처럼 얽혀있다. 배움이 학교 안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면, 이 연결망을 근거하여, 서로 배우고 가르칠 수 있지 않을까. 서로 경험과 배경은 다르지만, 우리 모두는 금산에 사는 금산 사람이다.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지역에 기반한 배움의 네트워크를 엮어보면 어떨까. 그렇게 지역을 위한 교육을 하며, 교육을 위한 지역이 되어가면 어떨까.

겨울이 가고 봄이 와도, 씨앗이 있는 땅에서만, 새싹이 움튼다. 코로나 이후 새로운 삶을 상상하고 함께 씨앗을 뿌리자.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이미 자라난 삶의 희망들을 함께 가꾸자. 그렇게 우리 함께 숲이 되자.

/금산신문 전문위원 유준혁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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