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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합니다

기사승인 2022.01.05  22: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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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어도, 온전히 사랑할 수 있습니다 ”

졸업프로젝트발표장.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명대사이다. 서로 징글징글하게 붙어사는 우리들에게는 들을때마다 다르게 들리는 말이다. ‘지지고 볶기’.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이곳에서는 늘 반복되는 일이다. 싸우고 화해하고, 울고 웃으며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고 자신을 이해한다. 어느새, 순식간에 한해가 가고 있다. 우리는 자신과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또 사랑하고 있는걸까.

겨울 방학을 맞이한다. 졸업발표를 비롯한 모든 발표가 끝났다. 모두 노래하고 춤추며, 한해를 마감하는 중이다. 무대 위의 불빛이 모두 꺼진 밤, 무대에 앉아 뜨거웠던 발표의 감동을 떠올린다. 가슴속 두근거림을 어찌할 수 없다. 그렇다 우리 안에는 누구나 피터팬이 살아 뛰고 있는 것이다.

공연발표.

졸업을 앞둔 3학년들의 마지막 발표는 이번에도 대단했다. 해마다 보는 무대지만 해마다 새로운 감동이다. 올해도, 패션 연극 타로상담 요리 시집 자서전 에세이집 만화책 그림책 싱어송라이터 빈티지샾 등 다양한 작품들이 무대위에 섰다. 겉으로 보이는 결과물 밑에 깔린,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가는 스토리 앞에서 우리모두, 우리가 누구이고 무엇을 하며 사는 존재들인가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어찌보면, 우리의 본질이 이 무대에 있지 않았을까. 자기 삶에서 씨앗을 발견하고, 작품으로 길러내어, 맺은 열매를 세상에 내놓는 작업을 지켜보는 일은 그 완성도에 관계없이 그자체로 감동이다. 하는 자도 보는 자도 각자 삶의 모든것이 이 과정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갈수록 이런 방식의 라이프 스타일이 대세가 되지 않을까. 비교하고 경쟁하고 성과에 목을 매는 삶의 방식이,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자기 고유함을 찾고 만들어가는 방식이, 하루빨리 주류가 되어가길 바란다.

학기말연극발표.

하나의 발표가 끝날 때마다 질문과 조언이 이어졌다. 인상적인 건, 그 끝에 서로 ‘사랑한다’는 고백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다. 우정어린 깊은 관심의 표현들 속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연결 속에 한해를 살아왔는지 확인하게 된다. 한때, 옛날이야기 속에 나오는, 여행자가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여기저기 떠돌며 치유와 교훈을 전하는 여행자(수도승이나 교사 혹은 신선의 모습을 하기도 한다)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발표장에서 오가는 경청, 질문, 조언을 지켜보자니, 우리 안에 구루들이 이미 많다. 부대끼며 알아온, 서로의 존재에 치유와 교훈을 함께 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 ‘다름’이 갈등과 투쟁의 원인이 아니라, 공감과 위로의 재료가 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게 되는 걸까? 생각해보면, 우리의 인연이 그냥 온 게 아닐게다. 서로에게 사랑받고 싶었다고, 사랑하고 있다고, 미워했고, 힘들었다고 고백할 수 있는 이 순간이 참 아름답다.

학생회장 선거후보자 토론회.

우여곡절 끝에 파란만장했던 한해가 마무리 되고 있다. 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낸 서로의 모습을 보며 코끝이 찡해진다. 그래 우리 모두 정말 고생많았다. 생각해보면, 사는 게 전쟁이라고 말하는 세상 속에서, 서로 ‘사랑한다’고 고백할 수 있는 학교를 한다는 것은 교사, 부모, 학생 모두에게 참 어려운 일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그 변화의 흐름을 타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중요한건 본질을 찾고 그에 맞게 우리의 삶을 정렬하는 일이지 않을까 얼음이 녹아 물이되고 수증기가 되더라도 그 본질이 유지되듯, 우리가 누구이고 무엇을 하는 존재인지를 끊임없이 되물어야 한다.

돌아보면, 어느 한해 파란만장하지 않았던 때가 있던가. 불안과 걱정을 뒤로 하고,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자. 힘든 일은 많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서로 사랑하는 일이다.

금산신문 전문위원 유준혁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저작권자 © 금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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