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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평」 “내 이름은 빼주세요”

기사승인 2022.05.27  11: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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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공식 유세기간이 이제 반환점을 넘어 이 시각 투표일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지방선거는 자치단체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주민주도형 선거의 시발점이다. 지금까지 8회를 거치면서 유권자들은 시민정신의 성숙으로 어느 정도 선거에 대한 투명성과 합리성이 갖추어졌다. 자신의 한 표에 대한 역할과 가치의 중요도를 빠르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길봉석  편집장
건축사
충남도교육청 학교공간혁신 촉진자
단국대학교 건축학과졸

문제는 유권자에 반하여 자치단체의 정치인으로 입후보한 후보자들의 자질이다. 과거 국민적 의식수준과 교육수준이 태부족했던 시절의 정치 환경과 작금의 정치 환경은 비교될 수 없을 만큼 시대적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주민들은 높은 의식수준으로 정치적 입장과 표현이 보다 분명할 뿐만 아니라 정치인에 대한 잣대 또한 까다롭게 따져보고 있다.

정치의 시작은 ‘염치’를 아는 것부터!

정치의 덕목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최소한 염치(廉恥)를 아는 사람이 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염치의 사전적 의미는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사전적 의미대로 염치없음은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마음에서 싹튼다. 또한 내 몫이 아닌 것을 탐내고 욕심을 내다보면 염치없는 사람이 된다.

지방선거에서 가장 관심도가 높은 영역은 역시 자치단체장 선거일 것이다. 우리지역도 예외 없이 금산군수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이번 금산군수 선거는 거대정당 후보자의 양자대결로 펼쳐지고 있다. 현직군수의 수성이냐! 도전자의 정권 교체냐!의 리턴매치 격이다. 이들의 경쟁은 이미 기성 정치인으로서 새로울 것 없는 어느 정도 알려질 만큼 이미 기본적인 소양과 자질은 검증되어 왔다. 문제는 자격론이다.

최근 후보자 검증과정의 일환으로 공중파에 의한 금산군수 후보자 TV토론이 3차례에 걸쳐 마무리됐다. 후보자들 공약의 대의명분은 크게 보면 “금산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으로 별반 차별성은 없어 보인다. 공약이 제대로 이행된다면 주민입장에서야 누가되든 결코 나쁘지 않은 비전이다. 그러나 3차 TV토론(TJB 대전방송 녹화분) 과정에서 상대후보자에 대한 실정을 지적하는 내용 중 “화상경마장 추진으로 지역사회에 혼란과 갈등을 일으킨 데 대해 군민에 사과할 의향이 없냐?”며 따져 물었다.

화상경마장은 지난 민선7기에서 2019년 10월경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려던 복합레저사업 일환으로서 민간사업자의 자금조달력과 사업의 불확실한 실효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지역주민의 거센 반발로 의결권자 중 금산군의회 의원 전원일치 ‘부동의’로서 종결된 사건이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화상경마장의 유해성에 대한 폐단성을 주장하는 지역사회의 일반시민을 비롯하여 종교계, 교육계, 산업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한 가칭 ‘유치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공동대표 황00, 손00)’를 결성하였다. 이 자리에는 이번 선거에 금산군수 후보자로 나선 A후보도 참석했다. 그러나 당시 대책회의를 마치고 해산함과 동시 홀로 다시 돌아와서 “발족인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은 빼 달라”며 어처구니없는 요청을 했다. 필자는 이런 행동에 대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들고 다니냐!”며 면박성 핀잔을 마다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적의 실정을 기회로 지역사회의 리더로서의 자질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기 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후보는 끝내 거절했다. 이후에도 그 어떤 활동조차 하지 않았음에도 선거TV 토론에서 당당하게 언급하는 것에 필자가 활동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여온 입장에서 황당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염치는 정치인이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아마도 우리 사회에는 염치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더욱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염치라는 단어는 청렴할 염(廉)과 부끄러울 치(恥)라는 한자가 합쳐진 합성어이다. 그렇다면 ‘염치’라는 단어는 청렴하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이라고 풀이될 수 있다. 그래서 보통 ‘염치’라는 말은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뜻한다. 염치라는 단어는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쓰인다. ‘염치 불구하고’라는 말이 상시적으로 쓰이기도 하고, ‘염치를 모르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얌체’라는 말로 표현되기도 한다.

또한 염치라는 한자 앞에 또 다른 한자가 붙어서 생긴 단어들도 있다. ‘가라앉다, 없다’라는 의미를 가진 몰(沒)이라는 글자가 앞에 붙어서 ‘몰염치(沒廉恥)’라는 단어가 생겼고, 아예 ‘깨뜨릴 파(破)’라는 글자를 붙여서 염치를 깨뜨린 사람이나 행위를 비판하는 ‘파렴치(破廉恥)’라는 단어도 존재한다.

이와 같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종종 사용하는 단어인 ‘염치’ 그런데 이 말은 관용적인 쓰임 이상의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염치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중요한 소양이라고 강조됐는데, 비단 이것이 정치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일반적인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보통 사람들은 염치가 있어야 하는데, 특히 오늘날 국민들을 대신해서 정치를 대리하는 정치인들은 더더욱 염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이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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