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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 이루어지는 공동체

기사승인 2019.11.13  20: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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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베기.

잎이 거의 다 떨어진 나무들 사이로 찬 바람이 분다. 아이들과 시끌벅적 벼 베기도 끝났고, 곧 김장을 할 때다. 새 학생회장을 뽑는 선거가 다가오고, 3학년들의 졸업프로젝트 발표도 코앞이다. 우리는 이를 일컬어 겨울의 시작이라고 한다.

벼를 베다 때아닌 머드축제.

여기저기서 늦가을 갈무리와 월동준비가 한창이다. 올해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4계절을 지나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가르쳐왔던가. 그동안 우리를 키워온 힘은 무엇일까. 이맘때가 되면 새삼 생각에 잠겨보게 되는 것이다.
 
3학년들의 진로 면담이 한창이다. 자신의 길을 만들어온 학생과 그 가능성을 촉진하며 현장과 연결해온 교사가 만났다. 10대를 마무리하고 20대로 나아가는 길목에 서서, 현재의 좌표를 서로 묻는다. 지난 3년동안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어 왔듯 20대도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진로’야 말로 진짜(real) 자기주도학습 이다. 정해진 답이 없는 것이다. 늘 그래왔듯, 교사와 학생은 정답이 없는 길목에 서서 또다시 함께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이어간다. 이렇게 또 새로운 길이 만들어지는 중이다.

금산 시장에서는 창업 인큐베이팅 수업의 계획발표가 진행되는 중이다. 이번학기에는 별무리학교와 간디학교 학생들이 함께 수업에 참여했다. 태국 음식점과 음악이 함께하는 분식점이 계획을 발표한다. 매뉴와 판매전략에 대한 상인들의 날카로운 질문을 기발하게 받아낸다. 학교 담장을 넘어, 다른 학교 학생들과 함께, 지역을 무대로 새로운 배움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두루미 책방이 생깁니다.

두루미 책방이 생겨난다. 금산시장 청년몰에 곧 입점예정이다. 간디학교 졸업생이 시도하는 또 하나의 창업도전이다. 금산의 작은 동네 책방으로 좋은 책을 소개하고, 다양한 문화활동을 기획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질 계획이다. 타 지역의 작은 서점들과 교류하며, 지역민들과 공감하며 사업 계획이 완성되어 왔다. 스스로 재미와 의미를 찾아 길러낸 자신의 탁월함을 사회적 기여로 연결하는 중이다.

아침부터 둥그렇게 전교생이 모여 앉아 손편지를 쓰고 있다. 오늘 아침에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쓰기로 했단다. 늦가을 감성으로 딱이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정성스럽게 꼭꼭 눌러쓰는 모습이 아름답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함께 씨줄과 날줄로 관계망이 엮여간다. 이 과정에 이끌고 따르는 이는 따로 없다. 생각해보면 이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망속에서 교사도 학생도 함께 자라났다.

손편지 쓰기.

생각해보면 우리를 키워온 건 공동체 그 자체다. 협력적인 관계망속에서 함께 머리를 맞대 문제를 해결해가며, 다양한 교류와 기여를 통해 서로의 삶의 비전(vision)을 함께 만들어왔다. 더 나아가 서로를 위해 자신이 기꺼이 기여하려는 마음들이 모여,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공동체를 만들어왔다. 이런 과정에서 배움과 가르침은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다.

창업인큐베이팅 수업발표.

어쩌면 배움이 이루어지는 공동체는 우리가 만들어온 교육 모델의 시작이자 완성이다. 아마도 영원히 완성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스스로 자기 배움의 주인인 학생들이 계속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교사회가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탐구와 모색을 계속 이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3학년 진로면담.

교사와 학생의 자율성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 그것이 교육혁신운동의 시작이자 완성이지 않을까. 학생은 마땅히 자기 배움의 주인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청소년들이 자기 배움을 스스로 설계하고 실행하도록 허용하자. 교사들 또한 마땅히 각자 개성있는 교육활동가가 되어야 한다. 각자가 고유한 교육기관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교사회는 정해진 교육과정을 실행하는 단위가 아니라 직접 자신들이 교육과정을 기획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집단이어야 한다.

교사와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시간과 공간을 조금씩 더 많이 늘려가기. 그 과정을 함께 성찰해가기. 우리 모두 손잡고 함께 시도해볼만한 교육혁신운동이 아닐까.

/글ㆍ사진 금산신문 전문위원 유준혁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저작권자 © 금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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