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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둘레길 23

기사승인 2021.12.22  2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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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는 시인이고 그의 부인은 월촌(月村)으로 서예에 능하다고 백발대장이 말한다.

또 그의 별장의 바람벽과 방바닥을 서예 습작지를 모아 그것으로 붙였다고 월촌님이 말하는데 혹이심이 발동한다. 별장 보다도 서예 글씨로 벽과 방바닥을 장식했다면 얼마나 운치가 있을까. 결국 마음을 바꾸어 뒤풀이에 참석하기로 했다. 그리고 참석했었다.

장종안
전 남일우체국장

목사리치에 정감영님 트라제로 먼저 음식을 준비해애야 할 분으로 부뜰레 내외와 여자 산꾼 둘과 다른 한 분 여섯이 먼저 떠나고, 다음에 우리 여섯이 음대리에 있는 우체국 바로 뒤의 그의 별장에 도착했다.

 예상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조촐하다고나 할까. 별장 하면 넓은 터에 멋있는 정원수, 그리고 그림 같은 집을 떠올리는데 그와는 거리가 많이 났다. 별장은 대체로 인가와도 떨어져 있어야는게 상식인데 이것도 아니다. 정말 소박한 집으로, 나무 기둥과 들보를 맞춰 세우고, 손수 흙벽돌을 찍어 만들어, 바람벽을 쌓아 만들었다. 두 칸 기와집인데, 한 칸은 미수로 헛간으로만 있고, 한 칸만 책들로 빼곡한 집필실이다. 정말 방바닥과 벽은 서예 화선지로 도배돼 있었다. 추녀 끝 밑에는 풍경도 달려 있고, 굴뚝은 독 몇 개를 사이에 흙으로 이어 쌓아 예술 작품처럼 만들었다.

당호도 붙었는데, 집이 작으니 현판도 클 수가 없겠지만, 글씨는 잘 썼다고는 할 수가 없겟다. 특히 소(小) 자가 언밸런스랄까?

쓰였으되 池小有天堂이다. 한문에 약하나 쉬운 한자들이니, 못은 작지만 천당은 있다의 뜻일까? 깜짝하고 당호라는 것은 생각 못하고 天을 天堂으로 해석하며, 그래도 조심스레 부뜰레님께 물었다. 무슨 뜻이냐고, '못은 작지만 하늘이 있다'라는 뜻이란다.

백발대장의 표현으로, 고인돌만한 구둘장을 드럼통 화덕에 올려놓고 장작더미를 화덕에 넣고 달군다. 장작불이 화마처럼 불꽃을 벌겋게 내는데 이놈의 구둘은 미동도 않나 보다. 시골 고향에 5시쯤 가야 하는데 지금이 5시가 다 됐다. 그냥 갈까도 생각했지만 예의도 아니고.....

고기는 삼겹살로 푸짐하게 장만해 놨다. 묵은지에 된장이 준비됐고, 배추 고추 등 푸성귀도 푸짐하고 소줏병도 즐비하다.

한 분이 고기는 안 익었지만 술을 하자고 제의하여, 모든이의 잔에 술을 채우고 우선 건배를 제의한다. 백발대장의 금산둘레잇기의  성황과 부뜰레네의 초청에 대한 감사로 부라보를 외쳤다. 삼겹살은 아직 먹기에 이르다. 감영님이 알미늄 막대기에 삼겹살을 올려 불 아궁이에 들이 밀어 금방 돼지고기를 구워 낸다. 기가 막히게 맛있는 안주다. 옛말에 회자(膾炙)라는 말이 있던가. 세상에 제일 맛있는 고기가 횟고기 즉 날로 먹는 회와 군고기라지 않았나? 지금 산행 후에 장작불에 구운 이 삼겹살이 바로 회자의 자(炙)가 아닌가! 소주 한 잔에 구운 삼겹살 한 점! 속된 밀로 끝내주게 맛있다. 그러나 슬프기만하다. 맛있는 고기에 술을 먹을 수 없으니, 차를 끌고 고향에도 가고 대전에도 가야만 하니 말이다.

술이 있고 안주가 좋은데 먹기만 하랴. 아까부터 조심스러워 묻지 못한게 있는데, 저 당호 池小有天은 출전이 어디냐고 물었겠다.

/다음호에 계속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저작권자 © 금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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