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패여울 -
안용산 |
숨긴다.
물살이 물살을
숨긴다.
감추려 할 때마다
물살을 따라
솟아오른다.
솟은 만큼 보이는
히얀 바위
아슬아슬
흰 바위
저도 모르게
거북이로 숨는다.
도패이었으
도패여울은 예전에 사람이 살아 주고리인데 변하여 도파리 줄구리골이라는 골짜기 앞에 여울이 있어 줄구리여울이라고도 한다. 도파리는 강물이 굽이쳐 들어오는 곳에 검바우와 흰바우가 있어 마을이 안정했다고 한다.
지금은 준설공사를 하여 자갈 속에 묻혔지만 깊은골 강가에 있는 검바우와 연결된 강물 속에 옥처럼 하얀 흰바우가 있었다.
이 바위를 옥으로 보았을 때 강물이 굽이쳐 흘러 흰바우에 부딪치며 돌아가는 곳에 마을이 있어 도패라 하였으니 도패는 마을을 보호하는 수호신의 역할을 하였으리라 본다. 숨겨 있다는 것은 변화와 생성의 주체이며 자연의 이치이다.
지금 우리는 물살을 숨겨진 돌과 드러난 물의 부딪침이라는 본래 뜻을 잊고 물의 흐름만 보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물살은 물살을 숨기고 물살을 따라 솟아오르는 그 바위를 아슬아슬 볼 수 있다. 인위적으로 돌을 묻었다는 것은 자연의 흐름을 거스렸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자연은 사람의 힘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다시 올 그때를 도패여울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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