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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고향 금산, 산이 부르는 노래 22)

기사승인 2023.11.22  16: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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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이에 -

안용산

모를 심을 때였지

포기와 포기 사이 드물어 땅내나 맡을까.

모는 모끼리 서로 당겨 뿌리를 내리더니
간격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놀라워라, 추수 끝

누가 저렇게 하였을까.

벼포기 사이 사이
그 사이
서로 같아라.

모든 것은 변한다고 합니다. 모든 것이 저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가 없다고 하지요. 그런데 생명 중에서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들만 그것을 모르거나 알면서 부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손으로 모를 심던 시절에는 누구나 알 수 있던 사실을 이제야 겨우 알게 되었습니다.

손으로 모를 심을 때 보면 저 어설픈 모가 정말 살아날까 걱정스럽게 바라보았지만 시간이 지나 여린 모가 실하게 땅내를 맡게 되는 날이면 걱정과 염려는 사라지고 정말 가슴을 꽉 채우는 든든함으로 논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지요.

어디 그뿐이던가요. 어린 모 겨우 한두 개가 논을 맬 때쯤이면 어느새 포기가 벌어 한목지게 세력을 보여주게 되지요. 그렇지요. 어디 포기만 그렇던가요. 포기와 포기 간격이 어쩌면 그렇게 더도 말고 들도 말 만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특히 가을 추수할 때 그 사이를 확인할 것입니다. 그래요 이것이 살림이고 생명입니다.

우리는 지금 모든 것을 기계로 하다 보니 서로가 서로를 도와야 살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사실 모에서 나락이 되고 쌀이 되는 그 과정 과정이 바로 변화요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존재이지요. 어린모가 쌀이 되려면 씨앗만이 아니라 물, 햇살 바람, 사람, 잡초, 그리고 곤충도 있어야 된다고 합니다.

여기에다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미생물까지 있어야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쌀이 된다고 합니다. 그렀습니다. 이것들은 하나라도 변하지 않으면 제대로 농사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산업화시대 이후 비료와 농약 그리고 기계화가 농업의 주체가 되면서 전통적인 벼농사가 변화였습니다.

문제는 벼농사를 이루던 흙. 바람. 그리고 사람과 물들이 주체가 아니라 주변으로 내몰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한 쌀농사도 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기후위기에서 오는 염려이고 걱정입니다. 이제 우리는 ‘그 사이’를 깊게 생각하고 변해야 합니다.

 

 

 

 

 

 

금산신문 gsnews4700@naver.com

<저작권자 © 금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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